서울 봉천동 자매 살해사건 용의자 정모(37)씨가 경찰에 붙잡힌 24일 오후,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 김모(14)양은 동작구 한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었다.

김양은 정씨가 휘두른 둔기에 맞아 주먹 한움큼 정도 함몰된 오른쪽 두개골에 인조뼈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끔찍한 일이 일어난 뒤 두번째 수술이다.

관악구 M중학교 2학년인 김양은 사흘 뒤면 입원한 지 한달이 되지만 이제까지 단 한명의 친구에게도 병문안을 받지 못했다.

처음에는 김양의 아버지(55)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바람에 친구들도 김양을 찾기를 꺼려했다.

악의적인 댓글에는 아버지가 ‘정신병자’라는 글까지 나돌았다.

김양은 언니 둘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사건의 충격으로 사건 전날 오후부터 발생일까지의 기억을 상실했다.

부모와 친척들이 모두 “첫째언니가 회사에서 미국으로 발령나면서 둘째언니도 밥해주러 함께 떠났다.”고 입을 맞춰 막내에게는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기자를 만난 아버지 김씨는 “의식적으로 기억 안하려하는 건지 잘 때 당해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아이가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일용 노동을 하던 김씨는 정신적 충격이 손떨림 증상으로 나타나 일손을 놓고 있다.

도저히 집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2억원이 넘는 2층 단독주택을 값싸게 내놓았지만 살인사건이 났다는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다.

아래층 사람들도 다음달 초 전세금 4500만원을 빼달라고 요구해 왔다. 집 수리도 거부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