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따로 없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사연이 방송에 소개돼 화제다. 영화 같은 이 사연은 11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전해졌다.

방송에 따르면 대구의 한 공원엔 하루 종일 벤치에 앉아 책만 보는 수상한 남자가 있다. 1년 가까이 공원에서 생활하며 영어공부 삼매경에 빠져있다. 노숙을 하면서도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취직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이 남자가 현재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태라는 사실. 나이도 이름도, 살아온 과거의 어떠한 기억조차 되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1년 전 한 병원에서 3일 만에 깨어났고, 그 전의 기억은 완전히 지워진 상태였다.

병원을 나와 기억을 되살려 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건 ‘기억할 수 없는 절망에서 오는 답답함’이었다. 기억이 사라진 후 남자는 취직을 위해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공원생활에 차츰 적응해 가며 삶을 살고 있다.

방송에선 남자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경찰서의 지문조회를 의뢰하는 동시에 병원을 찾아다니며 기억상실에 관련한 검사를 받아 보았다.

수소문을 하던 중 깜짝스런 사실을 알게됐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 남자가 과거 방송에 출연한 적 있었다는 것. 그것도 4년 전, 같은 방송에서 ‘기인’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소개된 것이었다.

제작진은 4년 전의 자료화면을 방송에 공개했다. 화면 속엔 분명 남자와 동일한 인물이 산에서 ‘기인생활’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MC는 물론, 패널들조차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들 또한 남자의 정체가 ‘4년 전 방송에 나온 인물과 동일하다’며 어렴풋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 했다. 하지만 남자는 이조차도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의 기록에 따르면 남자는 1년 전, 뇌졸증으로 교회 앞에서 쓰러져 있었다.

기억상실의 원인이 무엇인지 병원의 정밀검진을 받았다. 검사결과 기억상실증 말고는 별다른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 전문의는 ‘이 남자처럼 전 생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선 연고자를 찾아 과거의 기억을 찾는 것을 도울 수밖에 없다’는 진단소견을 들려줬다. 때마침 경찰서에서 지문조회의 결과가 나왔다.

남자는 전라도 강진이 고향으로 1983년 이미 실종신고가 돼 있는 상황. 과거의 기록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베일에 싸였던 남자의 정체 또한 밝혀졌다. 삼촌이라는 사람이 들려준 바에 의하면 남자는 25살의 나이로 집을 나가 절로 들어갔다고 했다.

이후 소식조차 들리지 않자, 남자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부모들은 그들이 죽기 전에 아들의 실종신고를 했었다는 것. 여전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부모였던 사람들마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에 남자는 참고 있던 눈물을 떨구고야 말았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던졌던 장면이었다.

유년시절을 보냈다던 고향들판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고 서 있는 남자의 ‘가슴 짠한’ 모습이 연출됐다. ‘부모에게 씻지 못한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다’며 하소연하는 이 초로의 남자. 아마도 이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마음속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한껏 보냈을 듯 싶다.


  1. Favicon of http://elin.innori.com BlogIcon Elin 2006.05.13 09: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안타깝네요. 그래도 과거에 대해 알게 되서 다행이네요.

    하루아침에 과거의 기억을 다 잊는다면... 정말 힘들텐데 말이죠.

    그래도 영어 공부까지 하시고~

    정말 안타깝네요.

  2. Favicon of http://www.watchesspaces.com BlogIcon replica watches 2012.05.14 18: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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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www.officialuggstores.co.uk BlogIcon Ugg Australia Sale UK 2013.01.12 15: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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